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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개관하는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이 최근 미국에서 환수한 조선시대 관청인 호위청의 관인을 공개했다. 문서에 날인된 모습으로만 알려졌던 호위청 관인의 실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박물관에 따르면 호위청 관인은 서예가 운여 김광업(1906~1976)의 생전 소장품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후손이 지난해 12월 문화유산회복재단을 통해 기증했다. 관인은 국가기관과 관원이 공적으로 사용한 인장(印章)으로, 신분이나 용도에 따라 재질과 크기 등이 엄격히 규정됐다. 지난해 환수해 박물관이 소장 중인 호위청 관인은 조선 후 무직자대출가능한곳 기 궁중을 호위하기 위해 설치된 병조 소속 관청인 호위청(扈衛廳)에서 사용한 도장이다. 관인은 호위청을 출입하기 위해 필요한 표식이었다.

실물 최초 확인된 호위청 인장



호위청 관인의 모습. 황동 재질로, 가로 6.9㎝, 세로 20㎝, 한국주택금융공사홈페이지 두께 1.5㎝이다.


박물관이 소장한 호위청 관인은 현재 확인된 유일한 실물 도장이다. 현전하는 호위청 관인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한 점이 있으나 실제 도장의 3분의 1 크기에 불과해 약식 도장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 측은 대한제국 왕실에서 펴낸 '보인부신총수(寶印符信總數)'를 비롯한 관련 기 공동주택 하자 록을 검토한 결과 해당 유물이 조선왕실 인장임을 확인했다. 보인부신총수는 왕실의 보인(寶印)과 부신(符信)을 정리해 간행한 책이다.
책은 호위청 관인의 재질(황동), 크기(가로 6.9㎝, 세로 20㎝, 두께 1.5㎝), 무게(1.8㎏)를 상세히 수록했는데, 전문가 감정 결과 환수된 관인이 책에 수록된 관인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물 상환 관 관계자는 "당시 호위청의 인장을 확인한 최초 사례로 조선 후기 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며 "역사적 상징물이자 희소성이 커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보인부신총수에 기록된 호위청 관인에 대한 설명.



새마을금고 금리운여 후손, 관인 외 유물 300여 점 소장



운여 김광업. 위키피디아


박물관에 따르면 호위청 관인을 기증한 후손은 미국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 300여 점에 대한 기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0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광업은 경성의학전문학교(현 서울대 의과대학)를 졸업한 뒤 평양에서 대명안과를 개원했으며, 1·4후퇴 당시 부산으로 남하해 동명의 안과를 열었다. 안과 의사는 생업이고 위창 오세창 선생을 사사하며 서체 연구와 유물 감식안을 쌓았다. 흥사단 활동을 하면서 독립운동에도 참여했다.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은 "남한에 간송 전형필이 있었다면 북한에는 운여 김광업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이북에서 가장 유명한 문화재 수집가였다"며 "후손이 보관해 온 300여 점의 유물을 확인했고, 추가 환수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소장 유물 가운데는 조선의 사상가이자 서예의 대가 이광사의 원교유묵 등 서첩과 조선 3대 명필 추사 김정희, 눌인 조광진, 창암 이상만의 서예 작품 등이 포함됐다.
한편 문화유산회복재단이 충남 아산시 음봉면에 조성한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은 24일 고유제를 시작으로 문을 연다. 박물관은 재외동포와 외국인 등의 기증으로 환수한 유물 200여 점을 포함한 환수 문화재를 전시하고 청소년 교육에 활용한다. 박물관은 국제박물관협회(ICOM)에 가입하고 세계 총회 등에 참석해 해외에 흩어진 문화유산 환수 촉구 활동을 할 방침이다.
아산=글·사진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