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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열풍 살려 소프트파워 강국이 되려면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2000년대 중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회의가 북경에서 개최된 적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아세안과는 비교가 되지 않고, 유럽연합이나 북미자유협정(NAFTA)에 버금가는 경제 규모의 한·중·일 간의 자유무역지대를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주로 각국의 경제 상황과 관련 법규 등 FTA 체결을 가 한국토지주택공사 채용 로막고 있는 장애물에 대해 지적했다. 일본의 농업 분야나 낮은 가격의 중국 제품 문제가 주로 지적되었다. 아울러 강조된 것은 서로에 대한 경계심이었다. FTA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조공외교와 제국주의 시대를 경험한 동아시아의 국가들은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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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로 한국에 대한 관심 커졌지만 2009년도저소득층지원 현지의 한국학 일자리 늘지 않아 외국인 학자 지원절차 너무나 복잡, 현지 문화·지역학 존중 자세 필요 2004년 공자학원 설치 패권국 꿈꾼 중국, 민주주의 가치 부재로 실패 미국은 24만 명 참가 평화봉사단 등 통해 ‘국제관계의 인간화’에 성공 」



상호 간의 부정적 인 회생자대출 식이 경제전문가가 아닌 인문 사회 연구자들이 이 회의에 참석한 이유였다. 동북아 국가들은 수천 년 동안 상호 간 다양한 영향을 주고받았다. 때로는 전쟁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기간은 상호 호혜의 시기였다. 그리고 이러한 호혜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것이 불교·유교·도교 등의 문명이었다.
중국이 패권국이 못 된 이유 다른 내용과 경전을 갖고 생계자금 있었지만, 인간에 대한 존경, 가족을 비롯한 공동체의 소중함에 대한 공감대, 전쟁보다 소통과 평화에 대한 경외심이 공통적으로 녹아 있었다. 전쟁서를 쓴 손자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이라고 했다. 이것이 곧 동아시아 내부가 공유한 소프트파워였다. 강대국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약소국을 존중하는 외교 관행이 가능했다.
당시 중국은 성장 대출상담사 사기 하는 자신들의 경제력에 걸맞는 소프트파워를 만들기 위해 유교적 전통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한자문화권의 주변 국가에서 나온 책을 수집하고, 유학이나 유명한 중국의 고전 소설과 관련된 영화가 만들어졌던 것도 그즈음이었다.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1936년 설립)이나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1883년 설립)를 벤치마킹하여 2004년 공자학원을 전 세계에 설치하기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20세기 이후 미국이 오랫동안 패권 국가의 지위를 유지하는 이유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핵심은 미국이 경제적·군사적 힘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민주주의’라는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는 그 다양한 형태와 정의에도 불구하고 현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인류 보편적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미국의 소프트파워 미국의 민주주의가 보편적 소프트파워로 인정받는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로 대체재가 없다는 점이다. 다수결과 보통선거에 기반한 민주주의가 또 다른 다수의 소수자를 만들어낸다는 단점이 있지만, 현재까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에 전체주의적 공산주의자들마저도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둘째로 오랫동안 유럽대륙에서 시작한 시스템이 미국에서 발전하고, 다시 다른 나라로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강력한 패권국이 소프트파워를 독점적으로 만들어 힘에 의해 외부로 확산시키지 않았다. 1835년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가 전환기의 유럽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울러 다양한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알렉산더 제국, 로마제국, 몽골 제국, 오스만 제국 등이 유지되었던 힘은 다양한 인종과 종교를 허용했던 관용으로부터 나왔다.
셋째로 민주주의의 확산을 위한 미국의 방식이었다.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한 원조는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패권을 전제로 하면서도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이라는 양날의 칼로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전 세계에 확산시켰다.
평화봉사단 아울러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시작된 평화봉사단도 주목된다. 교육과 보건, 기업가 정신, 여성역량 강화, 지역사회 개발 등을 목표로 3개월의 교육을 마친 자원봉사자들이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평화봉사단 활동이 중요했던 점은 현지의 관습을 존중하고, 현지 언어를 배우면서, 현지의 환경에서 생활하는 현지화를 원칙으로 했다는 점이다. 태평양 전쟁 시기 대동아공영권이 유럽의 식민지였던 동남아 국가들 사이에서 심정적으로 동조자들을 끌어냈을지 몰라도 위로부터의 일본식 가치관을 강압적으로 주입하려 했기에 결과적으로 실패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1960년대 이후 평화봉사단원들은 개발도상국에서 미국식 민주주의와 양성평등, 기업가 정신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봉사단원 활동 이후 해당 지역을 연구하는 학자로서도 큰 업적을 이루었다. 미국 내에서 한국학 연구자들 중 하버드대학, UCLA, 하와이대학 등에서 교수로 활동한 1세대가 한국에서 활동한 평화봉사단원 출신이었다.
국제관계의 인간화: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1961년 시작된 평화봉사단은 미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도 존속하고 있다. 미국은 평화봉사단을 운영하면서 철저하게 CIA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으며, 창설 이후 24만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142개국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정치적 목적의 원조가 가져오는 역효과를 고려한 것이었다.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역시 중요하다. 미국 시민권자들이 해외에서 학업이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외국의 학생이나 학자들이 미국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160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국무부에서 후원하고 의회에서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풀브라이트 상원의원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교육 교류는 국가 간 관계를 인간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 관계를 인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파워가 작동하는 방식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벤치마킹 이러한 미국의 방식을 도입한 것이 일본의 국제협력기구(JICA, 1962년 해외기술협력단으로 출범)와 일본 국제교류기금(Japan Foundation, 1972년 설립)이었다. 한국 역시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이 설립되어 지난 35년간 기술협력, 전문가 교류, 그리고 한국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학진흥사업단(2007년)과 세종학당(2012년)이 설립되어 한국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의 대학과 기관에 한국학 연구와 한국어 강좌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모든 사업은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는 외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활동의 결과로 전 세계에 한국에 대한 연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고민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로 현지에서 한국학을 위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다. 일본과 중국이 그 대표적 경우다. 특히 중국의 경우 한한령이 풀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중관계가 악화되면서 한국학 학계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문화적 힘을 정치와 학문 연구가 뒤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성공하려면 이러한 기관들 간 적절한 협의와 분업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위의 기관들은 각각 외교부와 교육부,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있고,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 서로 협조도 하지만, 경쟁도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 학자들은 때로 지원프로그램의 너무나 복잡한 문서 작업과 정부 교체에 따른 지원정책 변화에 대한 불평을 하기도 한다.
현지의 문화와 지역학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다. 원조 협력 국가에 대한 존중은 한국 대중문화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본적 조건이기도 하며, 한국의 국가전략을 위한 기초가 된다. 위의 기관들에서 해외의 문화를 소개하고, 해당국의 언어 습득을 이미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큰 발전이다. 그러나 지역학은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흔들리면서 불안한 세계질서의 또 다른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신정부는 한국의 문화 콘텐트 분야를 신산업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설정했다. 한국의 경제력은 미국이나 중국에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분단국가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문화적 힘은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파워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나라가 없으니 세계에 문화적 기여를 할 수 없게 되었다고 아쉬워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한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 아닐까?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