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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 때가 있는 법, 러브버그야 곧 물러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길어진 여름 동안 이어질 다음 타자들의 습격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신축 아파트에서는 크기가 4~5cm에 달하는 ‘미국바퀴벌레(이질바퀴)’가 등장해 시끄럽고, ‘팅커벨’이라는 깜찍한 별명과 어울리지 않는 우악스러운 번식으로 악명 높은 ‘동양하루살이’도 몸을 풀고 있다.



창업 그래픽=송윤혜


잠자리도 뱉는 러브버그
‘러브버그 시그니처’가 된 인천 계양산은 등산객들의 발길마저 뚝 끊겼다. 질병을 옮기거나 사람을 무는 해충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러브버그 떼에 점령당한 실황이 공유되면서 일종의 ‘챌린지’ 장소로 떠오른 상황이다. 축구로 유명한 유튜버 감스트(구 ibk기업은행 적금 독자 289만)가 지난 1일 계양산에 출동해 온몸이 러브버그로 뒤덮인 모습을 중계한 것을 비롯, 여러 인기 유튜버의 방문이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 무리가 정상 표지석 등에 들러붙어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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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벌레 전문(!)’ 유튜버는 심지어 러브버그를 포집해 잠자리·바퀴벌레·지네 등에게 먹이로 주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모두 먹지 않았다. 왕잠자리·측범잠자리·밀잠자리는 입에 넣어줘도 거부했다. 맛을 보다 퉤 뱉거나 냅다 치워버리기도. 사마귀는 당랑권을 쓰며 이 ‘노맛 벌레’를 내쫓았다.
러브버 상호저축은행학자금대출추천 그의 폭발적 확산은 이처럼 ‘천적’이 없다는 게 한몫을 했다고 한다. 산성 맛과 단단한 껍질로 인해 대부분의 포식자가 기피한다. 다만 최근 생태계가 이 외래종에 차차 적응하는 조짐도 포착된다. 참새가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고, 거미류 같은 다른 곤충도 러브버그를 즐기는 모습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러브버그는 2015년 인천에 집담보대출서류 서 처음 보고된 후, 2022년 서울시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서북부 지역에서 대량으로 출몰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수도권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남부 지방은 아직까지 피해가 없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러브버그 약 20마리를 채집 통에 넣고 부산에 내려와 숲에 던졌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벌레를 둘러싼 지역 갈등 조짐이랄까.
서울연구원(‘서울시 유행성 도시 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 방안’ 보고서·2024년)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기온이 상승한다면 2070년쯤 한반도 모든 지역으로 러브버그가 확산할 것으로 예측했다. 러브버그는 중국 상하이 지역에 살던 종이 기후변화로 산둥반도까지 올라왔다가 배를 타고 인천에 유입됐다는 게 유력한 가설. 환경부 관계자는 “기후변화가 이 같은 외래종 유입·확산의 가장 분명한 키워드”라고 말했다.
그 많던 꽃매미는 어디로 갔을까
서울 강남구의 한 신축 아파트 카페에는 최근 ‘택배 상자도, 쓰레기도 매일 버리는 집인데 4cm 되는 바퀴벌레가 주방에서 나왔다. 이런 사이즈는 처음 본다’는 글이 올라왔다. “원래 나무에 사는 미국바퀴벌레인데 날아 들어온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나왔다ㅠㅠ” “초여름에 출현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서울 서초구의 신축 아파트에 사는 김모(50)씨도 “최근 새벽에 물을 마시려고 깼다가 난생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바퀴를 보고 기절할 뻔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직관’을 즐기는 박준영(40)씨는 최근 야구장용 벌레 기피제와 살충제를 구입했다. 박씨는 “야구장 내에 유독 ‘팅커벨’이 득실득실한 구역이 있다”며 “잠실구장은 몇 년 전부터 이 시즌이면 몸살을 앓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잠실야구장 불빛을 보고 몰려든 동양하루살이 떼. /트위터





18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LG 트윈스 경기에서 동양하루살이 떼로 관중들이 크게 불편을 겪었다. /트위터


여름철 주적이 모기·파리 정도였던 건 옛날얘기가 된 셈.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 동물종·식물종 조사를 하면 계속 새로운 종이 늘어나는데 대부분 아열대 기후에서 넘어온다”고 했다. 미국바퀴도 국내에 유입된 건 오래됐지만 최근 몇 년 새 급속히 ‘발견’ 증언이 많아지는 추세다. 이동규 고신대 석좌교수는 “바퀴 중에도 특히 추위에 약한 미국바퀴는 처음에는 부산 등 남부 지방에서 발견됐다”며 “무덥고 습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조건이 생존 가능하도록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 같은 신종 벌레의 습격을 견뎌내며 살아야 할까. 환경계에서는 ‘꽃매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본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꽃매미는 2000년대를 지나면서 서울·충남 등지에서 발견되고 과수 농가에 피해를 주며 확산됐다”며 “하지만 이후 천적이 생겨나자 지금은 개체 수가 굉장히 많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2020년대 여름을 장악한 러브버그와 팅커벨도 부디 호적수를 만나 우리의 삶을 그만 괴롭게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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