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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며6·3 조기대선을 열흘 앞둔 24일 대전 동구 대전역이 기차를 타려는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한신협·대전일보 조은솔 기자


6·3 대선을 열흘 앞둔 지난 24일, 대전역은 여느 주말처럼 수많은 인파가 오갔다.
전국 철도의 중심이자, 중원의 심장 대전. 시민들은 연신 열차를 타고 내리며 대통령 선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지역 정서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유권자들은 "어디다 맡겨야 할지 모르겠다"며 충청도 특유의 조심스러움으로 말을 아낀 채 현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침묵 속에서 출렁이는 충청 민심은 여전히 대선 판도의 마지막 변수를 쥐고 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 중도상환 의힘 후보는 대전 49.55%, 충남 51.08%, 충북 50.67% 득표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충청권 다수 지역에서 승리하며 민심은 다시 요동쳤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후보 개인의 이미지, 공약, 지역 실익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판단의 기준을 강하게 드러내는 한편 채권마감 지난 선거 이후 상황과 지역 성향도 언급했다.
이날 오후 대전역 광장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65) 씨는 "결국 똑같다. 늘 충청이 캐스팅보트라면서도 정작 달라진 건 없지 않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충남 청양 출신인 그는 "기대하면 실망만 남는다"며 "이번에도 투표일 당일까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 종촌동에 청약예금 1순위 사는 유모(47) 씨는 "말 없는 민심이 제일 무섭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지금은 다들 중립인 것 같지만, 그게 꼭 무관심은 아니다. 딱 봐도 촉이 온다. 또 한 번 충청이 판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 후보 공약에 대한 불신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천안아산역에서 KTX를 타고 도착한 30대 이지수 씨는 "이재명 휴면예금 후보가 해수부를 옮기겠다고 해서 솔직히 기가 찼다"며 "행정수도는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미루면서 해수부는 왜 그렇게 강하게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2중앙경찰학교도 아산과 전북 남원 모두에 유치하겠다고 한 건 또 뭔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일갈했다.
대전 동구에 거주하는 홍모(44) 씨는 "김문수 후보가 충청권 핵심 한국우편사업진흥원 공약으로 내건 광역급행철도 사업을 찾아보니, 실제론 전국 공약에 포함돼 있더라"며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설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차기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는 민생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이었다.
청주에서 대전으로 식자재를 사러 온 자영업자 박모(57) 씨는 "요즘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며 "공약보다도 당장 대출 숨통을 틔워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이니 외교니 다 좋은데, 우리 같은 장사꾼들에겐 오늘 벌이가 제일 급한 문제"라고도 했다.
이날 대전역을 중심으로 확인된 충청 민심은 한결같이 신중했다. 다만 말은 없지만 무관심은 아니었다. 유권자들은 조용히 무게를 재고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선거의 균형추는 충청이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원의 선택은 전국 판세에 중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 각자 다른 생각을 품은 유권자들의 조용한 표심이 결국 현실 정치의 흐름을 바꾸어온 것이다. 따라서 충청권 유권자들의 선택은 어느 때보다도 더 깊은 책임과 통찰을 요구받고 있다.
손아현(29·대전 유성구 원신흥동) 씨는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본질에 집중해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시위에도 참여했다는 손 씨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 속에서 자신이나 특정 집단만의 이익보다, 10년 20년 뒤에도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후보를 고민해야 한다"며 "넓은 시야와 장기적 안목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6·3 조기대선을 앞둔 24일 대전 동구 대전역 앞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한신협·대전일보 조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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